잃어버린 중국의 국보 자탄고백서, 79년만에 베이징으로 돌아오다

포스트 목차

중국의 국보 자탄고백서가 79년만에 돌아오다.

2025년 5월 18일 중국의 국보급 유물이자 중국 최초의 고서인 자탄고백서(子弹库帛书) 제2권과 제3권이 79년만에 미국에서 중국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1946년 미국으로 유출되었던 자탄고백서의 제 2권 오행령(五行令)과 3권 공수점(攻守占)은 그동안 미국 스니소니언 재단의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고이 잠들어 있었는데요. 이 귀한 중국의 국보급 유물이 2025년에 이르러 다시 중국에 되돌아오기까지는 많은 고초가 있었습니다.

자탄고 백서의 유출에 대해서는 크게 두가지 설이 있는데 그 중 가장 유력한 설은 1946년 당시 수집가이자 역사학자였던 채계양(蔡季襄)이 소장하고 있던 자탄고 백서가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미국으로 유출되면서 여러 수집가를 거쳐 최종적으로 미국의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으로 옮겨지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중국의 국가문물국에서는 자탄고 백서를 되찾기 위한 여러가지 노력을 펼쳤는데요, 그 과정 속에서 국제적 법계의 차이, 수십년이 지나며 흐려진 유물 반환에 대한 사유나 정당성 입증은 큰 장애물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2024년 6월 미국의 시카고 대학이 칭다오에서 개최된”식민지 배경 유출문화재 보호 및 반환 국제 세미나”기간 중 중국의 유물인 자탄고백서의 백서함 뚜껑을 중국으로 반환하면서 문화유산 보호에 대하여 국제적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줌과 동시에, 중국의 다큐멘터리인 백서전기(帛書傳奇)가 동시에 방영되며 대중의 폭넓은 관심을 받게 되고 마침내 2025년 5월에 이르러 자탄고백서는 79년만에 다시 베이징으로 돌아오게 된 것입니다.

자탄고 백서의 2권과 3권이 다시 중국으로 돌아온 것은 분명 기쁜 일이지만 아직 1권 사시령은 해외에 있다는 사실만 알 수 있을 뿐 아직 구체적인 보관 지역이나 누가 가지고 있는지는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때문에 중국의 국가문물국에서도 남은 1권의 반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하네요.

자탄고백서의 등장과 유출에 대한 이야기는 중국서예가협회의 오피니언으로 글이 올라와 있는데 내용이 아주 자세하고 흥미진진하니 관심이 있으시다면 꼭 한번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자탄고백서

자탄고백서는 어떤 보물인가요?

자탄고백서는 기원전 300년경으로 추정이 되며, 현재까지 발굴된 고서 중 제일 오래된 두가지 고서 중 하나이자 춘추전국시대의 유일한 백서로 확인이 됩니다. (다른 하나는 기원전 168년의 마왕퇴(马王堆) 백서) 흔히 초증서, 또는 초백서, 초견서라고도 불리고 있지요.

자탄고백서는 가로 47cm에 세로 38cm에 비단에 글과 그림이 그려져 있으며, 해(년)을 주제로 한 장문의 본문과, 창세 신화를 다룬 단문, 그리고 그 주변을 둘러싼 12동물 형상의 신과 사계절을 담당하는 네 그루의 나무가 그려져 있습니다.

이 자탄고 백서는 1942년 조나라 무덤에서 도굴된 이후 고고학자이자 골동품  상인이었던 채계양이 이를 구입해 복원하였는데, 그는 이 백서를 당시 사람들이 신에게 기원할 때 사용한 것이라고 추측하였습니다. 위의 이미지는 당시 문헌과 남아있는 현존자료를 통해 복원한 자탄고백서의 모습입니다.

자탄고 백서는 총 3권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왼쪽의 8줄로 된 글을 1권(갑편), 오른쪽의 13줄로 된 글을 2원(을편) 마지막사방에 그려진 이미지와 함께 써진 글을 3권(병편)이라 부릅니다.

1권에서는 전국시대의 오행형덕의 사상과 경천순시(敬天順時)를 이야기 합니다. 2권에서는 신화와 함께 1권의 사상에 대한 배경을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3권에서는 중국의 천문학과 역법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즉 자탄고 백서는 당시 중국 고대인들의 사상과 생활을 담은 아주 중요한 문헌이라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자탄고백서는 왜 미국으로 가게 되었나요?

중국 창샤의 구시가지 동남쪽으로 가면 자탄고(子弹库 : 탄약고라는 뜻)라는 지역이 있는데요. 이 곳은 1939~1942년 즈음에 중국 내전과 중일전쟁이 한창이던 시기에 탄약고를 이 지역에 설치된 것에서 유래가 된 곳입니다.

1942년 바로 이 곳에서  지역 토착민으로 황토를 캐고 팔던 흙장사들인 토부자들은 황토도 팔면서 근처에 종종 보이던 옛 무덤을 도굴하여 부장품을 밀수하며 생계를 이어가곤 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토부자들이 초나라 시대의 무덤을 도굴해보니 목함과 함께 안에는 글씨가 누더기 천조각들이 있었습니다. 

토부자들은 이 목함을 여러 부장품들과 함께 골동품상인에게 헐값으로 넘겨버렸지요. 하지만 그 누더기가 중국 최초의 고서라는것은 아무도 알지 못했지요. 그렇게 골동품 상인에게 팔린 후 결국 미국으로 넘어가게 된 중국 최초의 고서는 훗날 자탄고 백서라 불리게 됩니다.

일반적으로는 자탄고 백서가 미국으로 넘어가게 된 데에는 위에 이야기한 내용이 정설로 불리고 있지만 이 외에도 여러가지 견해와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지역 토착민이 도굴하여 골동품 상인에게 국보급 유물을 헐값에 팔아왔던 것은 자명하기 때문에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Leave a Comment